꼴라의 정원
D9(4/28) 데오랄리-->MBC(3700m)-->ABC(4130m)-MBC(3700m) 본문
D9(4/28) 데오랄리-->MBC(3700m)-->ABC(4130m)-MBC(3700m)
Rupicola 2012. 5. 9. 18:25
데우랄리에서의 아침이 밝았다.
난방 안되는 룸에서 자는것이 이렇게 추울줄이야....
어제 저녁에 내린 우박은 녹아서 눈으로 남아있다. 오늘은 ABC 정상이 목표다.
이렇게 물이 많은데
정작 먹을물 씻을물은 귀하다. 고소가 온다고 찬물로 씻지 말란다.
눈꼽은 썬글래스로 가리고...ㅎㅎ
안나가 우리보고 빨리 오란다....
밤에 내려 쌓였던 눈이 아침 햇살을 받아 녹으면 이렇게 쏟아져 내린다. 눈사태다.
2주전 사진찍던 독일인과 포터가 갑자기 쏟아진 눈사태로 이곳에서 죽었단다.
이곳을 지나면서 포터가 빨리 걸으란다.
MBC에서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좀 누웠더니
빔이 와서 일어나란다. 누우면 컨디션이 더 안좋아진단다. 머리가 좀 아프다.
나는 먹는둥 마는둥. 울아들은 또 라면 먹고 ABC로 향한다.
저아래 MBC가 보인다.
트레킹 시작후 어떤 현상인지 기억력이 떨어졌다.
고산약 때문인지...환경 때문인지...고지대기 때문인지...
온통 구름으로 덮여있다.
컨디션이 안좋다.
발이 땅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수기는 항상 내뒤를 지키고있다. 언젠가부터 내 작은 배낭은 빔에게 가있다. MBC에서 ABC까지 2시간이면 오른단다.
내걸음으로....
포터들도 이제 예정시간을 내속도에 맞춰 말한다. ㅎ
저 개는 데우랄리부터 쫓아오더니 여기까지 따라왔다.
어쩌자는거야...
걱정했더니 포터가 걱정하지 말란다. 알아서 내려간다고..
나같이 지맘에드는 사람 있으면 따라왔다가 알아서 또 내려간단다. ㅎㅎ
드디어 ABC....
그러나 구름이 잔뜩 끼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마차푸차래도 융줄리도 사울도.......
ABC에 도착했다. 숙소를 초이스하고 룸에 있는데 친구가 찾아왔다.
한국인들이 몇몇있는 숙소 다이닝 룸으로 갔다. 한국에서 혼자 온 이재현씨를 만났다. 트레킹 초반 발을 다쳐 걱정했는데 ....
한국 천안에서 오신 산악회 회장님이 김치가 있다는 소문이 있어 먹고 싶다고 말했더니 그분 포터가 냉큼 나가서 김치를 얻어왔다.
속도 않좋고 머리도 아프고 ....김치를 먹으니 좀 살것같다.
잠시후 회장님 오셔서 내 컨디션 보더니 누룽지 끌여 줄테니 좀 먹겠느냐 하신다.
아이궁! 사양할 처지가 못된다. 염치 불구하고 말 떨어지기가 무섭게 먹겠다고했다.
한민족 이란게 이래서 좋은거구나 싶다. 서로 챙겨주고 걱정해주고....
ABC에 오른 기념으로 소주 한잔 하잔다. 소주까지 감당할 컨디션은 안되고...끓여주신 누룽지 먹고 방에가서 좀 쉬겠다고했다.
추운방에 누워있었던것이 정말 잘못한것같다. 머리가 점점 더 심하게 아파왔다. 다이아목스 한알을 더 먹었다.
갑자기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아들에게 엄마 머리가 많이 아프다해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시 다이닝 룸으로왔다. 모두가 모여있다. 회장님이 비싼 비아그라 한알을 가져다 주신다.
뒷감당은 못하신단다. ㅎ
결국은 포터들과 한국사람들 가이드들이 나를 MBC까지 다시 내려 보내는것이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재현씨 가이드가 나를 급히 부축해 내려가잔다. 어두워지기전에 내려가야한다고...
갑자기 상황이 급해진 울 포터들과 울아들은 짐 챙겨 내 뒤에 내려오고....
MBC에 도착하니 방이 없단다. 결국 짐 보관해주는 룸의 베드를 내준다. 고마워라!!!
꼴은 말이 아니고....무조건 겨울파카 입은채로 침낭안에 들어갔다. 다행이도 곤한 잠을 잤다.
비아그라 효과가 대단한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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